해외여행/2020 (태국)

불교의 나라, 태국 (1/5)

여행하는 집돌이 2020. 10. 11. 23:24

불교, 국왕, 코끼리가 기억에 남는 태국 여행


종교인의 95%가 불교인 나라가 태국이다. 개인적으로 사찰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또 태국의 대표적인 코끼리도 타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귀국한 후 한 방송에서 관광상품에 이용되면서 학대받는 코끼리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보이콧을 했어야 하는데 정말 멍청한 짓이었다. 불쌍하다고는 늘 생각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인간의 행동은 잔혹했다. 신기하고 흥미로운 체험이었지만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

 

무거운 이야기는 여기서 끝!

 

태국(방콕, 파타야) (2020.01.01 ~ 2020.01.05)

 

1일 차 (방콕)

2019년 12월 31일 저녁 비행기로 출국을 했다. 비행기 안에서 새해를 맞이한 것이다.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 편이라 공항 근처 숙소를 예약했다. 잠시 잠만 자고 갈 곳이라 저렴한 곳으로 정했다. 나처럼 새벽에 도착한 사람들이 추천한 곳이기도 하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좀 불안하기도 했지만 리뷰와 사진을 봤을 때 깔끔해 보였다. 역대 숙소 중 최저가이며 앞으로도 이런 가격의 숙소에 머물 일이 있을지 의문이다.

 

기사님 요청으로 찍어서 보내준 사진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후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오래간만에 그랩 앱을 이용했다. 4번 입구인 것은 알겠는데 몇 층인지 몰라서 커뮤니케이션에 약간 문제가 있었지만 기사님이 제대로 찾아오셨다. 일반 택시 승강장과 층만 다르고 위치가 동일하여 확인한 듯하다. 일반 택시 승강장은 1층이었고 우리는 2층이었다.

 

 

숙소는 무려 1박에 23400원이었다. 이마저도 Booking.com과 마이리얼트립 이벤트로 12% 캐시백 된다.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성비로는 훌륭한 편이었다. 씻고 잘 수 있는 게 어딘가.

 

아침에는 곧바로 다음 숙소인 더블 트리 바이 힐튼으로 이동했다. 이때도 역시 그랩을 이용했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식사를 하려고 했다. 와이프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백종원 아저씨가 방콕에 온 적이 있다고 하며 검색을 해서 찾아낸 곳이 국수를 파는 '룽르엉'이다. 기가 막히게도 숙소에서 도보로 3분 거리였다.

 

 

허름했고 메뉴에 똠양국수가 메인으로 보여서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똠양을 안 좋아해서 고기국수를 시켰다. 그런데 정말 맛있었다. 많이 이국적이지 않고 한국 입맛에 잘 맞는 맛이었다. 여행 중 가장 로컬 푸드다웠고 맛있었다. 생선껍질 튀김은 8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다. 맛은 학창 시절 떡볶이 가게에서 팔던 쥐포 튀김의 순한 맛이었는데 거의 다 남겼다. 주의할 점(?)은 국수 양이 적다. 미디엄을 주문했는데도 양이 많지 않았다. 제대로 식사할 거면 절대 스몰은 비추.

 

이번 여행은 방콕에서 파타야로 넘어가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현지 투어를 이용했다. 첫 투어는 아유타야 선셋 투어이다. 투어가 보통 오전/오후 투어로 나뉘는데 오후 투어로 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돌아다니면 더 많은 곳을 다녀볼 수 있겠지만 힘들다. 이번에는 늦잠을 자면서 여행하기로 처음부터 마음먹었다. 휴가인 만큼 휴식을 취하자는 취지로.

 

아무튼 그리하여 투어 모임 시간이 오후 2시 30분이었다. 밥을 먹고나도 시간이 남아서 카페를 찾아봤다. 스타벅스는 가기 싫어서 처음 보는 아마존 카페라는 곳을 열심히 찾아가 보니 지하철 역내에 있었고 심지어 테이크 아웃 위주라 자리도 비좁았다. 맞은편에 불행인지 다행인지 스타벅스가 있어서 결국 스타벅스행.

 

투어의 첫 번째 목적지는 왓 야이차이몽콘이다. 왓은 태국어로 사원이란 뜻이다. 현지 가이드분이 한국말을 참 잘하셨고 여러 가지 역사적인 설명도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다만 기억을 못 하는 멍청한 나.

 

 

왓 야이차이몽콘은 얼핏 보면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빨간 벽돌집의 느낌이 조금 난다. 와불상도 있다고 하여 불상을 냉큼 달려가 봤다. 인터넷에서 멋진 와불상을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음... 인터넷에서 봤던 와불상이 아닌 것 같다.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와불상만 있는 게 아니니까 괜찮다. 불상이 많이 있다.

 

 

태국의 불상은 특유의 모습이 있다. 물론 다른 나라도 한국의 불상과 비교하면 모두 각자의 특색이 있는데 태국은 유독 개성이 강했다. 그나마 왓 야이차이몽콘의 불상들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편에 속하는 것 같다.

 

불상의 연속

 

불상을 실컷보고 다음으로 코끼리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불쌍한 코끼리...

 

미안해 코끼리야...

 

여기서 코끼리를 타지는 않았다. 대신 팁을 주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코끼리의 표정이 해맑은 장난꾸러기 같아서 귀엽게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얼마나 학대받았을까... 당시엔 그저 코끼리를 봐서 좋다고 신났었다.

 

다음으로는 왓 마하탓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보리수 뿌리에 휘감긴 불상 머리가 유명하다. 14세기에 그 당시 왕실과 불교의 진원지인 곳이다.

 

 

이곳도 붉은 벽돌집 느낌이다. 하지만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사진으로 보니 뭔가 더 멋진 느낌이다. 사실 여행 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사진을 봤을 때는 너무 멋지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 느낌이 나지 않아서 조금 실망했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사진으로 보니 나름 느낌이 있다. 사진빨을 잘 받는 곳인가 보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보리수나무에 휘감긴 불상 머리도 직접 봤다.

 

 

이곳에도 불상이 많은데 좌우측에 불상들을 보면 모두 머리가 없다. 전부 도둑들이 훔쳐간 것이라고 한다. 이런 문화재가 도둑질로 훼손되다니 참 슬픈 일이다.

 

머리를 도난당한 불상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지만 사진을 보니 나름 또 분위기가 있다. 전체적으로 위와 같은 분위기가 전부이다.

 

 

관람을 끝내고 출구 쪽에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시선 강탈의 복장을 한 분이 보였다. 아마도 어떤 이벤트를 하시는 분이 아닐까 추측된다.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가이드분이 간식을 주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기본 베이스는 한국에서도 먹어본 것 같은 쌀과자인데 거기에 달달한 소스가 뿌려져 있었다.

 

 

이건 정말 따로 사서 먹고 싶을 정도였다.

 

떠나는 길에 마주친 청설모

 

다음 일정은 선셋 크루즈 투어였다. 말 그대로 배를 타고 선셋을 보는 건데 이게 기대 이상의 멋진 장면을 선사했다. 선상에서 먹을 음료와 도시락이 필요하면 주문을 받았다. 배를 타면 저녁시간이라 수박주스, 팟타이, 새우볶음밥을 주문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정말 맛있었다. 큰 새우도 많이 들어있었고 가성비 최고! 추후에 다른 식당에 가보니 여기 음식이 얼마나 저렴했고 맛이 좋았는지 더욱 절실히 깨달았다.

 

 

처음 출발은 날씨도 흐리고 강이 예쁜 것도 아니라 솔직히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런 배도 이곳저곳에서 자주 타봐서 그다지 새롭지도 않았고.

 

 

그러나 해가 지면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사진에 담을 수 없는 예쁜 색감이 눈을 즐겁게 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연신 감탄사를 내뿜었다. 이 투어의 하이라이트라면 짧은 순간이지만 바로 이 해 질 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마지막 코스로 잠시 들른 곳은 왓 차이왓타나람이다. 야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마치 컴퓨터 그래픽 같은 비현실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낮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마 다른 사원과 비슷한 모습일 것 같다. 그래서 야경으로 보는 것이 탁월한 선택일 것 같다.

 

투어가 끝나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바로 숙소로 가기에 뭔가 아쉬워 주변을 둘러봤다. 야시장이라기엔 너무 화려했지만 아무튼 야시장인 곳이 보여서 가봤다.

 

나 아트박스 야시장인데

 

이름이 우리에겐 익숙한 아트박스이다. 화려한 조명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었다.

 

 

규모가 엄청 큰 곳이 아니라 금방 둘러볼 수 있었다. 흥겨운 라이브 공연도 있었다. 기대한 야시장은 길거리 음식이 많은 곳이었는데 이곳은 앉아서 먹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선뜻 들어가서 주문하지 못했다. 뭔가 제대로 먹어야 할 것 같아서이다. 그래서 간식거리인 꼬치를 하나 사 먹었다. 아는 맛인데 맛이었다.

 

 

야시장 주변에 한류 열풍 때문인지 한국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었다. 호기심에 들어가 보니 한국어 간판을 달고 있는 여러 식당들이 영업 중이었다.

 

 

주변 구경도 마치고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깔끔하고 좋았다. 그래도 태국 물가를 생각하면 훨씬 컨디션이 좋을 줄 알았는데 어차피 여행객 대상으로 운영을 하는 것이라 그런지 그냥 가격에 맞는 수준 같았다. 이걸로 첫날 여행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