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집돌이 2023. 7. 11. 03:00

인도네시아 발리 (2023.06.12 ~ 2023.06.17)

 

3일 차

전날 못다 한 일정을 진행하기로 한 날이다. 크게 두 군데를 목적지로 하였다. 바로 뜨갈랄랑 계단식 논과 몽키 포레스트.

 

 

숙소로 픽업을 온 차를 타고 이동했다. 도로 옆에는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고 인도는 매우 좁다.

 

몽키 포레스트에 먼저 방문했지만 오픈까지 20분 정도 남아서 뜨갈랄랑 계단식 논으로 이동했다. 뜨갈랄랑 계단식 논에는 오래 있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사진이 너무 멋지게 나오는 곳이다.

 

 

아래쪽까지 내려가보고 싶기도 했는데 사실 덥고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공존했다. 그런데 가이드가 그냥 사진 스폿만 돌고 가는 분위기라서 빠르게 떠난 것이다. 그래도 50분 정도는 있었다. 20분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순삭!

 

발리 스윙이라 불리는 그네를 타고 찍는 사진도 유명하다. 뜨갈랄랑 계단식 논 내부에도 그네를 탈 수 있는 곳이 있다. 입장권과 별개로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가이드가 만약 그네를 타려면 여기보다 다른 곳이 더 좋다고 추천해서 거기에 가보기로 했다. 해피 스윙이란 곳이었는데 여러 스폿을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사실 그네도 탈까 말까 고민되던 차였는데 너무 많은 스폿을 돌아다니는 패키지라 그냥 안 하기로 했다.

 

그래서 몽키 포레스트로 이동! 안가고 싶었던 곳이지만 투어에 있었던 것이라 좀 아까운 마음과 유명한 곳이라 가게 되었다.

투어 구매 시 모든 입장권 포함인데 가이드가 몽키 포레스트 입장권은 우리가 사야 된다는 소리를 해서 살짝 기분이 안 좋았다. 왜냐면 이전의 일정들을 소화할 때 입장권 비용이 투어에 포함된 것을 인지하고 본인이 티켓팅을 모두 했었기 때문에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번 그냥 떠본 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었다. 팁 문화가 없는 곳이지만 조금이라도 주려고 했는데 이때 생각이 바뀔 뻔 했다.

 


원숭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이미 내 몸에 올라타서 음식도 줘봤고 태국에서는 오랑우탄이랑 같은 벤치에 앉아서 사진을 찍어봤다. 그래서 충분히 봤다고 생각했고 간혹 달려드는 경우가 싫었다. 안 가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투어 코스에 있어서 아까워서 갔다.

 

 

그런데 기대를 안 했던 몽키 포레스트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원숭이가 정말 많고 충분한 먹이 공급으로 덜 사나웠다. 또 내부 조경이나 조각들이 너무 멋졌다.

 

 

 

내부도 상당히 넓었다. 심지어 작은 카페도 있었다. 아침을 먹지 못했고 덥기도 해서 잠시 카페에서 쉬려고 들어가 봤다.

 

 

커피와 크로와상을 먹었다. 유명한 관광지 내부에 있는 카페치고는 비싼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계속 드는 생각이지만 인도네시아 평균 국민 소득을 생각하면 관광지 물가는 매우 비싼 가격이다.)

 

 

원숭이도 원숭이지만 이런 조각상들이 많았는데 꽤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다. 볼만큼 둘러보고 나와서 다시 가이드와 접선했다. 투어 일정은 이것으로 끝이다.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 미리 알아둔 식당 근처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투어 비용과 함께 조금의 팁도 전달했다. 너무 기뻐해서 다행이었다.


투어 가이드가 솔직히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이틀을 같이 해서 다음 날 누사두아 이동 픽업도 가능한지 물어봤다. 택시가 400k인 것을 사이트를 통해 확인했는데 450k를 부르더라.. 결론적으로 400k로 협의했다.. 참고로 우붓은 그랩이나 택시가 없다. 금지다. 대신 길가에 택시 탈 거냐고 묻는 아저씨들이 있다. 그분들 생계를 방어하기 위해 금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식사는 진짜 로컬 냄새 듬뿍 나는 바비굴링 가게에 들렀다. (그렇지만 더욱 찐로컬은 따로 있었다.) 바비굴링은 통돼지 구이인데 인도네시아의 대표 음식이다. 솔직히 이곳은 반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특유의 향신료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았다. 사태는 그나마 괜찮았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본 택시비 누사디아 350k?!


점심을 먹은 후 쉴 겸 지나가다 우연히 Tukies라는 가게에 들렀는데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었다. 찾아보니 근처에 3개 지점이 있었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어느 카페를 갈까 하다가 정말 우연히 들렀는데 대만족!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충분히 쉰 후 우붓 마켓과 우붓 왕궁을 보러 가기로 했다.

 

발리의 길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것들

 

더위 때문일까? 가는 도중 커피를 마시려고 또 카페에 들렀다. 아메리카노를 열심히 쉐이킹 하여 거품층을 만들어 주는 것이 특징인 카페였다.

 

 

우붓 왕궁은 10분 컷으로 둘러볼 만큼 작았다. 몇몇 조각과 조각상들이 눈길을 끌긴 했지만 어쩌면 우붓 내에서는 흔한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우붓 마켓은 의외로 재미난 곳이었다. 일단 큰 건물 내에 있는 상점들과 외부 길을 따라 있는 상점들이 있다. 건물 내는 당연히 차가 없고 외부 상점가도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서 편했다. 드디어 그나마 마음 편히 구경할 수 있는 시장을 만난 것이다. 거의 대부분 옷, 장식품, 기념품을 파는 곳이다. 결국 비슷비슷한 물건을 팔긴 해서 나중에는 살짝 질릴 수도 있다.

 


물건은 무조건 흥정해야 한다.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 돈으로 엄청 비싼 게 아니니 한 명 낚으면 장사꾼은 성공하는 셈이다. 1/4 가격으로 제시하고 시작하라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절반으로 시작해도 안 파는 곳도 있긴 했다. 일력을 55000루피아를 부르길래 28000루피아로 흥정했더니 안 잡더라.. 다른 옷가게는 반값에도 그냥 가니까 점점 내려가면서 잡더라. 나중에 GWK 파크에서 똑같은 일력 제품을 보니 20000루피아였다. GWK 기념품 점은 우붓마켓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쾌적하고 물건값도 전반적으로 비싼 곳인데도 말이다.

 

발리에는 목줄 없는 개가 많다


저녁은 논 뷰를 가진 Sweet Orange라는 가게에 갔다. 진짜 한국의 시골과 같은 논길을 따라 외진 곳까지 가야 있다..

 

익숙한 듯 다른 느낌의 논

 

시내에서 정말 조금만 이동한 건데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복잡한 도로와 많은 인파와 좁은 길과 소음으로 가득한 시내와 대비가 너무 심했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그래서 외지에 있지만 손님들이 찾나 보다..

 

 

가는 길에 여러 문구가 눈에 띄었다. 아마 저 블록을 길을 만들 때 돈 받고 판 것 같다. 영원히 길에 본인들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기념이랄까? 한글도 있었다.

 

엄청 최근! 누구신진 몰라도 한글이 반가워서 찍어봤어요!

 

식당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아직 밝았는데 식사를 하면서 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 이곳에서 독특했던 것은 주스가 여러 과일을 섞은 메뉴로 제조해서 파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슨 맛일지 가늠이 안되었다. 메뉴판을 다시 봐도 뭘 시켰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식당에서 나올 때는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을 걸어야 했다. 휴대폰 손전등이 없었다면 걸을 수 없는 곳이었다. 앞에 다른 외국인 커플이 선두로 가고 있어서 그들을 의지하며 따라갔다. 험난한 길이었지만 소중한 경험을 했다. 바로 반딧불이를 만난 것이다. 논에 반딧불이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일부러 나룻배를 타고 나가서 본 반딧불이보다 더욱 반갑고 실감이 났다. 살짝 행군하는 것 같기도 했고 모험을 하는 듯한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처음에 발리는 내가 싫어하는 하노이처럼 오토바이가 많고 시끄럽고 지저분해서 베트남과 태국을 섞어 놓은 듯한 인상이었다. 거기에 말레이시아도 살짝 추가. 조금은 익숙하기도 하고  정신이 없어 솔직히 별로였다. 이제 동남아 여행은 다닐 만큼 다닌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날부터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워케이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