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난 여행, 오사카
바빠서 남들보다 뒤늦은 10월에 하계휴가를 맞이했다.
다른 이들에게는 애매한 시즌, 홀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꽤나 망설였다. 그렇지 않아도 집돌이 성향이 강한데 혼자서 무슨 재미로 여행을 가나 싶었다. 그렇지만 소중한 휴가에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귀찮음을 이겼다.
결국, 여행. 해외여행. 무려 나 홀로 해외여행.
혼자서 3박 4일 정도의 일정으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는 역시 일본이었다. 한 번 다녀온 경험도 있으니까 두려움(?)도 없었고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곳이기 때문이다.
오사카, 교토 (2015.10.13 ~ 2015.10.16)
일본 여행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방사능이다. 그래서 나름 최대한 후쿠시마와 멀리 떨어져 조금이라도 안전한 지역으로 가려고 했다. 후쿠오카는 이미 가봤고 조금 더 위쪽을 물색하여 한국인이 아주 많이 가는 오사카로 떠나게 되었다.
나름 철저하게(?) 시간 단위로 계획을 했다. 혼자니까 좀 틀어지면 뭐어떠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혼자니까 계획이 없으면 망할 것 같았다. 일정표는 아래와 같았다.
1일 차
7:00 ) 인천공항
9:10 ) 출국
11:00 ) 간사이공항
12:30 ) 난바역 -> 우메다역 -> 주소역
13:00 ) 숙소
13:30 ) 주소역 플랫폼 6번 -> 우메다(한큐)역 -> 히가시우메다역
14:00 ) 점심식사 및 오사카성(주유패스 무료) (다니마치욘초메역)
16:30 ) 우메다역
18:00 ) 한큐백화점 및 저녁식사
19:00 ) 햅파이브 관람차(주유패스 무료)
20:00 ) 우메다 스카이빌딩 공중정원(주유패스 무료)
21:00 ) 주소역 한큐 라인 플랫폼 2번 및 숙소
2일 차
8:00 ) 기상
9:00 ) 아침식사
9:30 ) 덴포잔 대관람차(주유패스 무료)
10:00 ) 해유관(2000엔 주유패스+TOKU쿠폰 100엔 할인)(가이유칸)
12:30 ) 신사이바시
13:30 ) 난바역 점심식사
14:00 ) 에비스초역 츠텐카쿠(주유패스 무료)
15:00 ) 난바역 도톤보리 투어
18:00 ) 저녁식사
20:00 ) 리버크루즈(주유패스 무료) + 구리코 러너 네온
21:00 ) 숙소
3일 차
8:00 ) 기상
9:00 ) 아침식사
10:00 ) 교토역
11:30 ) 산쥬산겐도
13:00 ) 고죠사카 정류장(키요미즈=청수사)
14:30 ) 점심식사 및 시온(버스정류장) -> 금각사(킨카쿠지)
15:30 ) 료안지
??:?? ) 니조성
18:00 ) 아라시야마 치쿠린
18:30 ) 교토역
19:00 ) 주소역
20:00 ) 저녁식사 및 숙소
4일 차
7:30 ) 기상
9:50 ) 주소역 -> 우메다역 -> 난바역 -> 간사이공항
11:50 ) 비행기
다시 봐도 너무나 빡빡한 일정이다. 그러나 3일 차를 제외하고는 계획한 것들을 거의 다했다. 단, 기상 시간은 늘 늦었다.
숙소는 주소역 인근이었는데 위치가 좋지 않았다. 주유패스로 우메다역까지는 이용 가능했지만 주소역은 주유패스가 되지 않는 라인이다. 교통비를 떠나서 매번 우메다역에서 환승하는 게 힘들었다. 특히 우메다역은 꽤 큰 역인데 내가 길치라서 갈 때마다 헤맸다.
서론이 길었다. 아무튼 숙소 도착 후 금강산도 식후경. 식사를 했다. 역시 라멘으로 시작했다.
배를 채운 후 구마모토성에 이은 일본 3대성 중 하나인 오사카성으로 이동했다. 오사카성은 다니마치욘초메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10월의 오사카는 그리 춥지도 덥지도 않았다. 날씨도 맑아서 거리의 풍경들을 구경하며 이동하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시간이 오후 4시쯤이 되어서 마음은 급했다.
오사카성 근처에 도착하니 외곽에는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한 수로가 있었다.
입구로 이동하는 중에 밖에서 천관보가 보였다. 계속해서 이동하면 입구가 나타난다.
성 내부로 들어가서 오사카성 천수각으로 향했다. 천수각 근처에는 자판기와 푸드트럭도 있었다.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여 오사카성 개장시간이 끝나갔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였다. 다행히 천수각을 누비는데 30분이면 충분했다.
사실 천수각 내부에 볼만한 게 많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높은 건물이다 보니 주변 전망을 감상하기엔 좋았다.
천수각도 끝까지 오르고 멋진 노을도 보고 더 이상 할 게 없어서 내려왔다. 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나는 고양이보다 강아지가 더 좋다.
생각보다 빨리 내려와서 슬슬 마감하려는 푸드트럭에서 타코야끼를 사 먹었다. 일본 현지의 타코야끼는 얼마나 맛있을까? 더군다나 오사카는 미식 여행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렇게 맛있는 줄은 모르겠다. 뭔가 오사카 스타일인 건지 시간이 없었던 건지 타코야끼 내부가 너무 덜 익어서 축축했다.
다음으로는 햅파이브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높은 곳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오사카에서는 높은 곳에 갈 일이 참 많았다.
햅파이브는 쇼핑몰이었다. 건물에 관람차가 있어서 유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 관람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그다지 멋지진 않다. 관람차 타러 가다가 만나는 큰 고래 모형이 더 기억에 남는 곳이다.
그리고 오사카에 가면 아마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하게 될 우메다 공중정원으로 향했다. 또 높은 곳이다. 참고로 햅파이브에서 우메다 공중정원까지는 꽤 많이 걸어야 한다.
우메다 공중정원은 진짜 식물과 연못이 있는 정원은 아니고 그냥 전망대이다. 이곳에서 보는 오사카 야경은 정말 좋다. 햅파이브와 더욱 비교된다. 우메다 공중정원은 야경을 보기 위해서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
이때만큼은 좋은 카메라가 아닌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전망대 꼭대기는 외부이기 때문에 360도 어느 곳이라도 볼 수 있다.
야경까지 보고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9시가 넘으니 문을 닫은 식당도 많고 우메다역은 너무 커서 길을 헤맬 가능성이 농후했다. 불안한 마음에 무조건 숙소 근처로 향했다. 그렇게 주소역 인근의 한 식당에서 돈가스를 먹게 되었다. 계란 프라이와 돈가스의 조합이 나쁘지 않았다. 역시 평타는 치는 돈가스!
일본에 가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꼭 편의점에 들르게 된다. 워낙 편의점이 잘되어 있기도 하고 뭔가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인 것 같다. 별건 없고 그냥 과자랑 초콜릿 우유를 먹었었구나.
마침 일본과 이란의 축구경기가 중계중이었다.
한류의 힘인가! 한국 드라마도 나왔다. 나는 한국사람이므로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
이렇게 첫째 날의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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