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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환상의 섬, 발리 (6/6)

by 여행하는 집돌이 2023. 7. 17.

인도네시아 발리 (2023.06.12 ~ 2023.06.17)

 

6일 차

발리 여행 마지막 날이다. 저렴한 호텔인 만큼 조식은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일단 구색은 생각보다 잘 갖춰 놓았다. 맛은 별로 없었다.
 

잼 마저 맛이 없었다.
아니 이건 뭔데 감성 충만하지?
다음날 새벽 1시 30분 비행기라 조식은 하루만 먹을 수 있었다.

 
조식을 먹고 와이프 수영하는거 구경하다가 다시 숙소에서 쉬었다.
 

 
푹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왔는데 현지인들이 이용할만한 진짜 로컬 상점들이 보였다. 관광지가 아닌 숙소 근처 도로변을 걷다 보니 마주하게 된 것 같다.
 

 
발리에서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관광지의 가격과 괴리가 크다. 단순히 인도네시아 평균 소득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8배 정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커피 한 잔에 50000루피아는 말이 안되는 가격이다. 한국으로 치면 4000원이지만 현지인에겐 32000원의 체감일 것이다. 저렇게 길가에 파는 도시락 가격은 5000루피아다. 한화 약 400원이니 3200원 정도의 체감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현실적이지 않나?
 
점심 메뉴는 박소(Bakso)에 도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아주 흔한 음식이다. 미트볼이 들어 있는 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Bakso Balung Pak Rebo Cabang Sanur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름 유명한 박소 식당(Bakso Balung Pak Rebo)이 있어서 더위와 싸우며 찾아갔다.
 

 
가격표를 보면 한화로 박소 하나에 1000~1500원 사이다. Tipat은 사진에서 떡처럼 보이는 저것이다. Ketupat이라고도 불린다. 야자 잎 또는 바나나 잎으로 주머니를 만들어서 안에 쌀을 넣고 찌는 방식의 떡이다. 그냥 쉽게 말하면 쫀득한 밥이다. 박소의 맛은 그냥 갈비탕이었다. 고기도 갈비탕 고기랑 비슷했다. 질기고 먹을게 별로 없는 게 단점이었지만. 그리고 크기가 작아서 제대로 식사하려면 두 그릇은 먹어야 할 것 같았다. 허름한 가게에 로컬 음식이라 입에 안 맞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고향의 맛이라 다행이었다.
 

길 가다가 보여서 찍어봄

 
식사를 하고 카페를 가려고 했는데 근처에 마땅한 카페가 없었다. 구글 지도로 하나 찾았는데 엄청 골목길로 들어갔다. 
 

 
덕분에 정말 그냥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 골목을 누벼본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결론적으로 열심히 찾아가니 그곳에 카페 따윈 없었다. 그리고 마냥 재밌을 수 없었는데 자유분방하게 돌아다니는 개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집 앞을 지나갈 때 짖으면서 따라와서 너무 무서웠다. 뜬금 없지만 발리에는 정말 목줄 없이 풀린 채로 다니는 개가 흔하고 연 날리기를 많이 한다. 하늘을 보면 연이 꼭 날고 있다.
 
엉뚱한 길로 들어왔지만 이게 또 짐바란의 명소 수산시장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되었다.
 

 
아 근데 짐바란 수산시장 누가 좋다고 그랬냐?! (물론 이런거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해산물을 시장에서 구매하면 근처 가게에 요리만 해주는 곳이 많아서 저렴하게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는 콘셉트인 것 같은데, 애초에 시장 안으로 진입하고 싶지 않은 비주얼이었다. 진입하기 전부터 길 상태도 안 좋고 물도 고여있고 냄새도 나고. 그래서 그냥 시장 안으로는 진입도 하지 않고 지나가면서 여기가 수산시장이구나 하고 잠시 바다만 보고 후다닥 나왔다. 밥 먹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근데 시장 근처에서 약간만 떨어지면 아주 깔끔한 요리해주는 가게들이 있었다. 해산물을 직접 사 오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요리를 팔기도 했다. 밥 먹은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박소의 양은 적었고 여기까지 와서 또 해산물 한 번 안 먹고 가면 섭섭할 것 같았다. 그래서 검색해서 찾은 곳이 Bali Sea라는 가게였다. 시장 입구에 있는 가게들 중에선 거의 가장 먼 곳에 있긴 했지만 가까운 거리다. Bali Sea의 직원들은 매우 친절했다. 발리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친절했다. 맑은 날씨의 영향일까?
 

숙소랑 같이 운영하는 것 같았고 수영장도 있다.
식당에서 자체 판매중인 해산물

 
밥을 먹고 와서 많이 시키진 않고 1인분이라고 적힌 작은 플래터를 시켰다. 해산물들은 나름 먹을만 했다. 익숙한 맛이다. 해산물이니까. 특히 새우가 통통하고 좋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코코넛을 쌓아두고 파는 식당이 있어서 하나 사왔다. 이게 1500원 정도였나? 아무튼 길가에 내놓고 파는 거라 시원하진 않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참고로 난 코코넛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숙소에서 한참 쉬다가 늦게서야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숙소 건물에 일식당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워터마크 호텔이 일본 브랜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주차장에 일장기도 있다.)
 

 
지금 찾아보니 내가 먹은 음식 사진은 없다. 냉모밀이 포함된 세트를 주문했는데 따뜻한 모밀이 나왔다. 그래서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다시 메뉴판을 달라고 해서 보았다. 그때 직원도 눈치챘는지 후다닥 와서 잘 못 나왔다고 말해주었다. 어지간하면 그냥 먹겠는데 더워서 시원한 것을 먹고 싶었다. 와이프는 따뜻한 면을 먹었지만.
 
종업원이 현지인 같았는데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 같았다. 영어보다 일본어가 편한 것 같았다. 다짜고짜 일본어로 물어봤고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와이프도 얼떨결에 그냥 일본어로 답해버리고... 주변을 보니 식당에 여러명의 일본인들이 있었다. 분위기가 뭔가 현지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자주 이곳에 모이는 듯이 익숙한 느낌이었다. 착각일 수도 있고 그냥 일본인 관광객일지도 모른다.
 

 
식사를 하고 좀 쉬다가 덴파사르 공항으로 이동했다. 숙소가 공항이랑 가까웠다. 늦은 시간에도 공항에 영업 중인 식당이 좀 있었다. 이럴거면 공항에 와서 식사를 했어도 됐을 것 같다. 떠난다는 아쉬운 마음 + 남은 현금 털기로 Bali Sky Cafe에서 커피랑 데니쉬롤을 주문했는데 가격이 꽤 비쌌다. 커피가 7~8천 원 했던 것 같은데... 무엇보다 데니쉬롤은 너무 맛이 없어서 조금 먹고 버렸다.
 
이렇게 발리 여행도 끝이다!
 
귀국은 상하이 푸동 공항을 경유하는 동방항공을 이용했다. 푸동 공항에서는 모바일 데이터도 안되고 공항 와이파이는 실사용이 불가할 정도로 너무너무 느렸고 무엇보다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니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새벽 2시 45분의 기내식...
던킨 매장은 폐업
공항에 아침 먹을만한 곳이 거의 없어서 스타벅스로 향했다.
환승 후 2시간 정도의 비행인데 또 간단한 기내식
인천 공항 도착!

 
여행을 다닐 만큼 다닌 건가. 솔직히 이번 여행 초중반은 예전만큼의 감흥이 없어서 이제 이것도 익숙해진 건가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좋아졌다. 여행을 나름 많이 다녔다고 생각하는데 유독 이번 여행은 더 즐거웠고 더 그리울 것 같다. 최근 일상이 많이 힘들었는지 아니면 진짜 이번 여행이 특별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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