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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4 (아이슬란드)

대자연의 향연, 아이슬란드 (1/10)

by 여행하는 집돌이 2024. 9. 30.

아이슬란드(링로드 투어) (2024.09.15 ~ 2024.09.27)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 아이슬란드를 이번에 다녀왔다. 여행을 다녀오기 전 아이슬란드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 밖에 없던 곳이었다. 일반적인 유럽처럼 도시도 구경하면서 오로라는 덤으로 보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 준비를 하면서 예상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렌터카를 이용한 링로드 투어이다. 아이슬란드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여정이다. 남부만 여행하는 골든 서클도 유명하다. 우리는 아래와 같이 포인트를 찍고 반시계 방향으로 링로드 투어를 하였다. 모든 곳을 방문한 것은 아니고 가볼 만한 곳은 일단 찍어보았다. 일정 상 무리다 싶으면 버릴 카드들도 있었다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링로드 투어를 하려면 일단 이동이 필수이고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그동안의 여행과는 사뭇 다른 점이 많았다. 크게는 아래 4가지가 가장 새로운 점이었다.
 
1. 최장거리 비행시간
2. 첫 해외 렌터카
3. 첫 캠핑
4. 트레킹을 위한 복장
 
이 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1. 최장거리 비행시간
집에서 출발한 지 25시간 만에 아이슬란드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순수 비행시간만 해도 15여 시간이다. 한국에서 아이슬란드까지 직항이 없어서 경유를 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한 경유지는 핀란드 헬싱키였다. 항공사는 핀에어를 이용했다. 헬싱키까지 가는 시간은 예정 시간보다 조금 빠르게 도착했다. 장시간 비행이라 엉덩이가 너무 아팠다. 예전엔 10시간도 아무렇지 않게 갔었는데 아무래도 에이징 이슈인가 싶기도 하고...
 
가는 편
핀에어 AY042편 13시간 50분
인천-헬싱키
출발:2024.09.15(일) 21:40
도착: 2024.09.16(월) 05:30
 
경유 대기 1시간 40분
 
핀에어 AY991편 3시간 50분
헬싱키-케플라비크(Keflavik)
출발: 2024.09.16(월) 07:10
도착:2024.09.16(월) 08:00
총 19시간 20분
 
오는 편
핀에어 AY992편 3시간 25분
케플라비크(Keflavik)-헬싱키
출발: 2024.09.26(목) 08:45
도착: 2024.09.26(목) 15:10
 
경유 대기 2시간 20분
 
핀에어 AY041편 11시간 50분
헬싱키-인천
출발:2024.09.26(목) 17:30
도착: 2024.09.27(금) 11:20
총 17시간 35분
 
2. 첫 해외 렌터카
도착 후 숙소에 짐을 두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되었던 평소와 다르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짐을 두고 돌아다닐 때도 해외에선 약간의 긴장을 유지하며 다니는데 이번엔 운전을 해야 하니 항시 긴장 상태로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고 링로드 투어 구간엔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적다. 다만 도로가 너무 좁아서 차선 유지에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풍경이 멋져서 드라이빙하는 맛이 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운전은 생각보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만 렌터카 업체에서의 경험은 최악이었다.
 
3. 첫 캠핑
초등학생 때 학교 운동장에서 텐트 치고 야영한 것 외에 처음으로 캠핑을 한다. 국내에서도 해본 적이 없으니 어떤 장비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위해 텐트, 침낭, 에어매트, 발포매트, 전투 식량 등을 구매했다. 결국 짐이 많아서 발포매트는 가져가지 못했다. 저렴한 제품들로 구매했지만 이 역시 여행을 위해서 구매한 것이라 여행 경비에 포함이 되는 요소였다.
 
4. 트레킹을 위한 복장
내가 패션에 그리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등산복을 입고 다니진 않는다. 이번 여행은 폭포와 트레킹 코스 등으로 인해 방수, 발수가 되는 아웃도어용 기능성 의류가 필요했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행을 위해 신발과 옷도 새로 사야 했다. 이런 기능성 의류는 비싸다. 이번에 입고 언제 또 입을지 몰라서 최대한 가성비 있게 구매했다. 예를 들어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 기능은 없고 생활 방수, 발수가 되는 바람막이를 준비했다. 방수, 발수의 차이와 고어텍스가 무엇인지 어떤 종류가 있는지, 각 아웃도어 회사에서 고어텍스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자체적인 기술은 무엇이 있는지 공부하게 되는 기회였다. 고어텍스는 마치 우리가 스카치테이프를 테이프의 대명사로 부르는 것과 비슷하게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신발에 쓰이는 보아 다이얼도 마찬가지다. 네파 트레킹화, 몽벨 바람막이, 밀레 바람막이, 머렐 등산바지...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한 번에 와장창 경험하게 되었다.
 

1일 차 (케플라비크, 게이시르, 굴포스)

인천 공항 출발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에서 경유를 하여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공항으로 이동했다. 약 19시간이 넘는 대장정이다. 항공사는 핀에어다.
 
첫 비행의 기종은 A350이었다. 예매 당시 세부 모델 분류 코드를 항공사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아직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A350 중 가장 최신 도입이 2021년이었다. 혹시 2021년 이후 도입한 비행기라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건가? 설마 신형인 건가? 하는 기대를 살짝 하긴 했는데 직접 타보니 진짜 그런 것 같았다. 내부 인테리어도 새것이라는 느낌이 물씬 났는데 안내서 마저 깨끗했다. 인포 시스템도 좋았다. 지금까지 탄 비행기 중에 가장 최신식이었다.


인포 시스템도 좋았다. 이렇게 외부 카메라가 있어서 밖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언제 식사가 제공되는지 스케줄도 확인이 가능했고 메뉴도 볼 수 있었다.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다.

 
이 맥주는 별도로 마시려면 유료지만 식사 때 주문하면 무료이다. 와이프가 맛있다고 했지만 난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더 맛있는 블루베리 주스만 마셨다.
 
식사는 두 끼가 나왔다. 두 번째 식사는 좀 더 가볍게 제공되었다.

 
헬싱키 공항은 깨끗하고 모던함이 물씬 풍겼다. 공항 무료 와이파이도 빠르다. 다만 자원 절약을 위해 종이 핸드타월을 쓰지 않는데, 그걸 대체한 기기 사용법을 낯선 외국인은 알 수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핸드타월 사용에 실패했고 기기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간 경우도 있었다. 아니 대다수가 그랬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 기사가 있었다.
'종이타월' 없는 화장실?…북유럽 핀란드의 자원 절약 비법 - https://naver.me/IgJ2Ukji
 
살짝 당겨서 닦으면 기기가 다시 타월을 되감고 내부에서 소독을 하는 방식이다. 아무리 소독을 한다고 해도 좀 찝찝한 방식이긴 하다. 나도 처음엔 뜯어 쓰는 타월인 줄 알고 당겨봤는데 찢어지지가 않았다. 다른 외국인도 한참 끙끙거리다가 그냥 가버렸다. 적어도 공항에는 설치하지 말던가 아니면 사용법 안내문을 함께 설치했어야 한다고 본다.

 
헬싱키에서 환승 시간을 1시간 40분 정도로 짧게 잡았다. 처음엔 시내로 나가서 밥 한 끼정도는 먹고 올 만큼의 여유가 있었던 8시간(?) 정도로 하려다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바로 가기로 했다. 대신 공항에서 후다닥 시나몬 번(코르바푸스티)과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물가가 조금 비싸긴 했다.
 
환승한 A320은 메시지 가능한 와이파이가 무료였다. 단 핀에어에 회원가입을 미리해야 한다. 무료 와이파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거의 도착 30~40분 전에 알았다. 이전 비행기는 스트리밍은 불가하고 검색이나 메시지 정도 되는 와이파이가 유료였기 때문이다. 무료 와이파이는 매우 느렸다. 특히 업로드가 느려서 메시지 전송이 되지 않았다. 받는 것은 그나마 조금 받아지긴 했는데 실사용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이 비행기는 유료 인터넷 구매 시 스트리밍 이용이 가능한 15Mbps까지 지원되는 인터넷이 제공된다고 한다. A350에 비해 작은 비행기지만 상대적으로 단거리 구간이라 그런가 인터넷 서비스는 더 좋다. 별도의 인포 시스템이 없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레이캬비크 공항 무료 와이파이는 헬싱키 공항보다 2배 이상 빠르다. 공항 무료 와이파이가 이렇게 빠른 곳은 처음인 것 같다.
 

 
로투스 렌터카는 최악이었다. 일 처리가 한국이 얼마나 빠른지 새삼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공항 픽업을 9시에 예약했는데 9시 10분쯤 직원이 나타났다. 그리고 모여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예약번호를 확인했다. 근데 내 차례에서 차가 꽉 차서 15분 뒤에 다시 온다고 기다리라고 하고 갔다. 여기서 1차 어이가 없었다. 예약을 했는데 인원이 커버가 안된다니? 예약을 받지 않던가 큰 차를 가져오던가 했어야하지 않나? 사무실에 도착해서 응대도 답답했다. 우리가 렌트한 차는 기아 XCeed라는 모델인데 한참 뒤에 차를 입구에 가져왔다가 엔지니어와 무슨 이야기를 하더니 다시 가져갔다. 거의 30분 만에 가져온 차를 다시 가져가면서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거의 11시쯤 차를 받았는데 왜 이렇게 늦냐고 물어봤는데 짧은 영어 실력 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차 연료를 따뜻하게(boil) 해야 해서 리스타트를 했다? 이런 소리를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하이브리드 차였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또한 차량용 시거잭 충전기를 구매해 오긴 했지만 이메일로 미리 충전이 가능한 차인지 문의했을 때 USB 케이블을 대여해 준다고 했다. 근데 차에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이 없어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해야 했는데 하필 USB 케이블을 c to c 위주로 챙기다가 2개를 챙기려던 a to c를 1개만 챙겼다. 충전용으로 사용하면 안드로이드 오토로 쓸 케이블이 없다. 그래서 대여하려고 가서 대기하다 물어보니 그런 건 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다시 이메일을 찾아서 한참 대기 후 이메일을 보여주며 물어보니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과 같이 나와서 찌그러진 usb 케이블을 하나 주었다. 결국 차를 운전할 수 있었던 것은 11시 30분이었다.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도 모두 이미 떠났다. 업체의 잘못으로 일정이 망가진 중동 사람으로 보이는 다른 가족 한 팀이 있었는데 차분하지만 명확하게 화를 표출하고 있었다. 나는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따지진 못하고 원하는 것만 겨우 챙길 수 있었다.
 
로투스 풀보험을 선택하면 제공되는 차량 와이파이는 유심이 장착된 모뎀이었다. 우리나라의 KT 도시락 같은 제품이다. 그래서 충전하여 휴대도 가능하니 로밍이나 현지 유심을 구매하지 않거나 용량이 낮은 요금제로 선택해도 괜찮을 듯하다. 속도도 꽤 좋다. 실제로 12GB짜리 로밍 요금제로 가족 추가해서 사용했는데 2명이서 10일 동안 2GB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제일 낮은 6GB짜리 요금제로 했어도 남았다. 너무 유용한 로투스 와이파이는 풀보험을 신청했다면 꼭 챙기자.
 
로투스가 풀보험이 되어서 타업체보다 가격이 비싸긴 하다. 하지만 그만큼 별로 걱정 없이 운전할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렌트하는 과정에서 일처리만 속 터지지 않았다면 참 만족스러웠을 텐데 아쉽다.
 

 
렌트를 하고 처음 향한 곳은 Krónan 마트였다. 외국 마트 구경은 늘 재미있다. 빵을 조금 구매하고 탄산수를 하나 샀다. 참고로 아이슬란드는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

 
다음 목표는 마트 옆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 내에서 판매하는 핫도그였다. Bæjarins Beztu Pylsur - Fitjar - 라는 유명한 핫도그 가게였다. 가격은 핫도그 770 KR. 콜라 360 KR. 대충 1 크로나는 10원이라고 계산하면 된다. 핫도그는 맛있었다.

 
핫도그를 먹자마자 바로 길 건너편에 유명한 피시 앤 칩스 가게로 갔다. 가게 이름도 피시 앤 칩스다. 가격은 피시 앤 칩스 레귤러(=중간 사이즈) 2370 KR. 그냥 우리가 아는 감자칩에 생선가스 맛이다. 소스마저 타르타르소스라 맛 자체는 정말 급식소에서 먹는 생선가스랑 큰 차이는 없었다. 좀 더 품질이 좋은 생선, 튀김 상태인 것은 확실하다.

 
계획은 위와 같았다. 계획을 짤 때 대충 그렸던 루트다. 계획할 때도 첫날 방문할까 마지막 날에 방문할 까 고민했던 블루 라군은 마지막 날에 가는 것으로 변경했다. 케리드 분화구는 여차하면 생략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역시 생략했다.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링로드 투어는 너무 유명해서 코스가 거의 정해져 있다. 꼭 들러야 하는 곳 위주로 가보기로 했다. 처음 향한 곳은 헬라(Hella)라는 지역이다.

 
탁 트인 시야에 가슴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이건 정말 흔하디 흔한 링로드의 풍경이다.

 
지나가다 작은 호수 같은 곳이 보여서 차를 세웠다. 갓길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차를 함부로 정차하면 안 된다. 다만 우리나라 졸음 쉼터처럼 별도로 공간을 빼놓은 곳이 있다. 그런 곳으로 빠져서 정차를 해야 한다. 호수 반대편에 무지개가 보였다.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다. 아이슬란드에 강풍이 유명한데 첫날부터 진짜 강한 바람을 맞이했다. 뉴스에서 태풍이 왔을 때 사람들이 바람에 휘청거리는 장면 속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바람이 강해서 자동차 문을 열 때도 굉장히 주의해야 한다. 풀보험이라고 해도 바람에 의해서 차 문이 손상되는 것은 보험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만큼 아마 흔히 발생하는 사고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첫날 외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었다.

 

 
싱벨리어 국립공원은 일정 상 제대로 보기 힘들 것 같아서 지나가다 잠깐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에서 이렇게 이끼로 덮인 풍경을 감상했다. 아마 여행기에서 자주 말하게 될 것 같은데 너무 아쉬운 것이 풍경의 감동을 사진에 절대로 담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봤다고 유세 떠는 것 같아서 정말 이렇게 표현하기 싫었지만 정말 솔직한 심정이다. 사진과 영상으로는 절대로 담기지 않는 감동이 있다. 대평원의 탁 트인 시야와 높은 산은 눈으로 볼 때 느껴지는 압도되는 느낌이 있다.
 
다음은 간헐천인 게이시르를 보러 이동했다. 지열지대라 초입부터 김이 모락모락 나는 풍경이 보였다.

 

 
 

 
간헐천은 5~10분 정도 간격으로 쏟아 올랐다. 언제 나올지 몰라서 촬영을 계속하고 기다리지 않으면 완전 처음부터 담기가 어려웠다. 위 영상도 보면 이미 조금 쏟아 오른 상태부터 촬영이 되었다.
 
다음은 굴포스로 이동했다. 굴포스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다. foss가 폭포라는 뜻이다.

 
첫날이다 보니 이런 풀 밖에 없는 평야도 감탄만 나왔다.

 
굴포스는 상당히 큰 폭포였다. 좌측에 멀리 있는 사람의 크기를 보면 얼마나 큰 폭포인지 대충 감이 잡힐지 모르겠다. 이런 것이 너무 아쉽다. 사진에서는 그 웅장함을 느낄 수가 없다.

 
멀리서 보다가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가까이 갈수록 갈 수 있는 곳까지는 최대한 가보고 싶어졌다.

 
무서울 정도로 많은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가장 가까이 갔을 때의 시점이다. 강한 바람과 낙수의 조합으로 물이 엄청나게 튄다. 이래서 방수, 방풍 옷과 신발이 필요하다. 거의 비 맞는 것처럼 물을 맞았다.

 
이동 시간도 적지 않고 장시간 비행으로 피로감도 있는 하루였다. 여기까지를 첫날 루트로 하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칸슬라린 호스텔이었다. 공용 욕실이라는 점이 싫었다. 여행하면서 공용 욕실 숙소는 또 처음이다. 아이슬란드 남부는 북부보다 숙소 가격이 비싸고 같은 가격대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물론 이곳은 아이슬란드 치고는 저렴해서 그렇다. 1박에 약 16만 원 정도다. 그래도 한국이나 일본만 해도 같은 가격이면 훨씬 좋은 컨디션의 숙소에 머물 수 있으니 아쉽긴 하다. 칸슬라린 레스토랑도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저녁에는 아이슬란드 음식인 플로크피스쿠르(Plokkfiskur)를 먹어보았다. 우리나라의 캔참치에 카레를 살짝 넣고 계란 같은 것으로 쪄낸 느낌의 음식이었다. 솔직히 썩 맛있진 않았다. 가격은 3만 원 정도다.

 
피곤했는지 유튜브도 좀 보고 사진도 좀 정리하고 게임도 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별로 놀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아이슬란드 여행하는 동안 거의 대부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삶을 강제적으로 살았다. 그냥 숙소에 들어가면 졸음이 쏟아졌다. 한국에서는 늦게 자고 많이 안 자는 편인데 여기서 정말 피곤에 찌들어서 푹 잔 것 같다. 이렇게 살면 건강해질 것 같았다. 잠은 푹 잤는데 다음날로 피곤했고 여행 내내 사실 피로도는 점점 커져만 갔다. 워치의 수면 측정도 수면 품질이 좋았는데 여행이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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