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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필리핀, 프랑스, 스위스)

첫 유럽 여행, 프랑스 & 스위스 (3/8)

by 여행하는 집돌이 2020. 11. 14.

프랑스(파리, 스트라스부르), 스위스(루체른, 인터라켄) (2019.08.16 ~ 2019.08.25)

 

3일 차 (파리)

마이리얼트립에서 신청한 '베르사유 + 지베르니 + 고흐마을 1일 차량투어'를 하는 날이다. 자유여행에서 간간히 투어 상품을 이용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역시 이동이 너무 편리하다.

 

이 날도 날씨가 흐리고 간간히 비가 내려서 우울했다. 하지만 오후에 아주 맑아졌다. 특히 비 온 뒤 맑음이라 정말 날씨가 좋았다.

 

7시 50분까지 약속 장소에 가야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전날 샀던 몽블랑과 빵, 중동 음식으로 대충 아침식사를 했다.

 

 

알 수 없는 중동 음식은 완자같이 생기기도 했고 튀김은 다 맛있겠지라는 심정으로 기대하며 샀다. 옆의 하얀색 치즈같이 생긴 건 후무스라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디핑소스다. 난 처음 보는 소스인데 척척박사 와이프는 이미 후무스라는 이름도 알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건 집에서 만들어 먹었는데 나는 먹지도 않았다는 후문이...

 

 

아무튼 번역까지 하면서 열심히 신중하게 골라온 음식인데 맛이 없어서 몇 개 먹다가 말았다.

 

투어버스를 탑승하는 장소까지는 도보로 20~30분 걸리는 거리라서 Kapten을 이용하여 편하게 이동했다.

 

투어가 일찍 시작되는 이유는 베르사유 궁전 입장을 위한 줄이 매우 길기 때문이다. 인원이 많아서 가이드가 두 분이었는데 이번 투어에 참석한 사람들이 지각자도 없고 너무 협조를 잘해줘서 역대급으로 빨리 도착했다고 했다.

 

 

베르사유 궁전에 도착했을 때는 날씨가 무척 흐렸고 급기야 비까지 조금씩 내렸다. 날씨가 좋았다면 훨씬 멋졌을 텐데 많이 아쉽다. 베르사유 궁전은 루이 14세가 많은 인력을 동원하여 지은 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당시 많은 남성들이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궁전보다 더 넓은 정원도 있다.

 

베르사유 궁전과 정원은 '파리 뮤지엄 패스'를 사용하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단, 정원은 분수쇼가 있는 날은 별도의 입장료를 받는다. 우리가 간 날은 9.5유로였다.

 

파리 뮤지엄 패스

 

뮤지엄 패스는 50곳 이상의 명소들을 방문할 수 있는 티켓이다. 가격은 변동이 있는데 2일권을 42900원에 구입했다. 패스는 인천공항에서 수령했고 신형이라서 입장할 때 바코드를 찍는 방식이다. 구형은 후면에 날짜와 이름을 적고 쓴다.

 

 

궁전 내부에서 정원의 모습이 조금 보였다. 비가 오고 흐린 날씨여서 정원은 가지 않았다.

 

 

궁전 내부는 루이 14세의 침실 등 실제 왕족들이 거주한 장소들과 조각, 그림들이 있다. 워낙 크고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입구에서 안내기를 받을 수 있다. 각 장소에 적힌 번호를 안내기에 입력하면 해당 장소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다. 안내기는 한국어를 지원한다. 이어폰이 없어도 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이어폰을 챙겨가길 추천한다.

 

이미 입장한 사람들이 이동하는 모습

 

아침도 부실하게 먹었고 다음 코스부터는 식사를 할 장소와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베르사유 궁전 근처에서 점심을 먹어야 했다. 몇 군데 추천을 받았지만 메뉴가 샌드위치, 피자 등 먹었고 앞으로도 계속 먹게 될 음식뿐이었다. 심지어 추천받은 가게가 맛있을지도 의문이라서 보장된 맛을 가진 맥도날드에 갔다.

 

 

맥도날드까지 가는 도중에 비가 많이 내렸다. 여행을 다니면서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트리플 치즈버거를 먹었는데 정말 아는 맛 그대로였다.

 

 

점심을 먹고 나니 다행히 비는 그쳤다. 여전히 흐리지만 비가 안 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다음은 지베르니로 이동했다. 지베르니에서는 모네의 생가를 방문했다. 클로드 모네는 인상파 양식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이다. 사실 대표작 하나 모르는 미술 무지렁이지만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다. 그만큼 유명하다는 소리이다.

 

모네의 집 입구

 

모네의 집에 입장하기 위해서 잠시 대기하는 동안 날씨가 거짓말처럼 맑아졌다. 비 온 후라 아주 청명한 하늘을 마주할 수 있었다.

 

모네의 집

 

모네의 집은 가이드님이 주요 포인트를 함께 이동하며 설명을 조금 해주셨다. 그 후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집 내부를 보기 전에 호수와 정원을 먼저 산책했다.

 

 

개인 정원에 호수까지 있는 것을 보면 모네는 나름 재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에 인상파 화가들은 대우를 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모네가 돈을 벌 수 있었을까? 모네는 인상파 화가들 사이에서는 배신자라고 한다. 왜냐하면 인기가 없어서 잘 팔리지 않는 인상파를 잠시 버리고 다른 그림을 그려서 명성을 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네는 이것이 하나의 전략이었다. 유명해진 후에는 다시 자신의 화풍인 인상파로 돌아왔다고 한다.

 

일단 유명해져라,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
- 앤디 워홀

 

정원에 핀 다양한 꽃

 

모네의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오타쿠 일본 문화에 심취한 것이다. 모네의 집 내부의 모습을 보면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어째서 프랑스까지 와서 프랑스 화가의 집에서 일본 그림을 보아야 하는가.

물론 모네의 그림도 있다.

 

이 사진이 바로 모네

 

정원 쪽으로 많은 창문이 있는데 모네는 여기서 아름다운 정원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영감이 떠오를 만한 풍경이었다.

 

창문으로 바라본 정원

 

모네의 생가 출입구는 두 군데인데 하나는 단체 입장용이다. 그리고 출구는 입구와 다르게 별도로 존재한다. 내부에 기념품 샵이 있는데 그곳을 지나야 출구가 나온다.

 

출구 쪽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트럭이 있어서 하나 사 먹고 고흐 마을로 이동했다.

 

이동 이동

 

오베르 시청

 

버스를 내리자마자 간 곳은 오베르 시청이다. 시청 앞에는 고흐가 이 시청을 그린 그림이 안내되어 있다. 세월은 흘렀지만 모습은 그대로였다.

 

라부 여인숙

 

시청 바로 맞은편에는 고흐가 머물던 라부 여인숙이 있다. 고흐는 모네와 다르게 가난했다. 그래서 값싼 여인숙에서 값싼 술을 마시며 살았다. 고흐가 평생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팔린 그림은 딱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가난하다.

 

 

고흐는 바로 위 사진의 오른쪽 귀퉁이에 창가가 보이는 곳에서 여생을 보냈다. 여인숙 주인의 딸의 초상화를 그려준 적도 있다. 훗날 그 여인숙 주인의 딸이 살아생전 고흐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조금 더 마을 안쪽으로 이동하면 오베르 쉬르 우아즈 교회가 나온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 교회

 

이 교회 앞에도 고흐가 그린 그림이 안내되어 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교회

 

실제 그림은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위 그림의 출처는 구글)

 

 

마침 교회 내부도 관람이 가능해서 잠시 들어가 보았다. 작다면 작은 교회였지만 스테인드 글라스를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교회를 나온 후에는 계속해서 고흐의 산책길을 따라 걸었다.

 

 

어느 순간 넓은 평야가 나타났다. 농작물을 기르고 있는 곳이었다. 탁 트인 개방감과 파란 하늘 덕분에 어찌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는 밭이 멋진 풍경이 되었다.

 

 

그렇게 농작지를 지나면 공동묘지가 나온다. 이 곳은 고흐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 중에 공동묘지를 오게 될 줄은 몰랐다. 평소에도 갈 일이 없는 곳인데...

 

한 사람의 삶의 종착지에서 투어도 마무리가 되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파리로 돌아왔다.

 

 

버스는 처음 출발지로 되돌아왔다. 버스를 탈 때는 전혀 몰랐는데 바로 길 건너편이 에펠탑을 보기에 참 좋은 장소였다. 멀리서 숙소에서 보던 때와는 또 다른 장관이었다.

 

그렇게 에펠탑을 한참 바라보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가이드님이 추천해 준 식당 중에 가장 가까운 곳에 가봤다. 치맥 하기 좋은 곳이라는 Frog XVI라는 곳이었다.

 

 

정말 치킨이 나왔다. 심지어 양념치킨이다. 양도 꽤 많아서 많이 남겼다. 맛은 익숙한 맛.

 

8월 중순인데 파리의 해는 한국에 비해 매우 길었다. 정말 길 때는 밤 11시에도 밝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났을 때가 8시 20분이었는데도 밝았다. 이제 막 해가 넘어가는지 노을이 비친 에펠탑은 황금빛으로 물들어있었다.

 

황금빛의 에펠탑

 

조금 전까지 보던 에펠탑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우연히 정말 멋진 광경을 마주하는 행운을 가졌다.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에펠탑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시차 덕분에 반강제적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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