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파리, 스트라스부르), 스위스(루체른, 인터라켄) (2019.08.16 ~ 2019.08.25)
6일 차 (인터라켄)
인터라켄으로 떠나는 루체른의 아침, 그렇게 많이 내리던 비는 완전히 그쳐있었다.
맑은 날의 풍경도 볼 겸 걸어서 역으로 이동했다.
이런 느낌이었구나. 비가 그치니 하늘은 더욱 청명했다. 이국적인 도시의 느낌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기대하는 스위스의 모습은 대자연을 품은 풍경이었다. 바로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인터라켄이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다음 사진들은 기차 안에서 창 밖을 찍은 모습들이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사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너무 비현실적인 모습에.
그냥 기차를 타면서 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빠르게 지나가는 창 밖에 대고 셔터를 누른 장면임을 감안하면 좋은 카메라로 사진을 좀 찍을 줄 아는 사람이 찍었다면 아마 그래픽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 기차로 인터라켄 동역에 도착했다. 인터라켄은 정말 날씨가 중요한데 다행히 날씨가 너무 좋았다. 덕분에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숙소는 서역에 있어서 다시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일단 숙소에 짐을 맡기고 곧바로 쉴트호른으로 이동했다. 쉴트호른을 가려면 다시 동역으로 나와야 했다. 이렇게 이동이 잦기 때문에 스위스 패스가 필수이다. 쉴트호른까지 가는 케이블카도 모두 스위스 패스로 이용 가능하다.
시계의 나라답게 시계(겸 광고)가 참 많았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중저가 브랜드인 티쏘의 광고판.
기차를 타기 전에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근처 카페에 들렀다. 매장 입구에 있는 가격표에서 대충 커피 가격을 보고 들어갔는데 막상 가게 안 메뉴판에는 마시려던 카페모카가 없었다. 일단 주문을 했는데 가격이... 9.9프랑, 한화 12000원이었다. 이 작은 커피 한 잔이 12000원이라니. 심지어 맛도 없었다.
기차에서 내리면 다시 버스를 타고 쉴트호른 케이블카 탑승지까지 이동해야 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위 사진의 좌측에 보이는 매표소에서 스위스 패스를 보여주고 케이블카 티켓을 발권받아야 한다. 그 후에 옆의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처음에 티켓을 교환하지 않고 바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발권하느라 줄이 길어졌다.
우리는 일단 쉴트호른에 간 후 비르그를 거쳐 뮤렌을 들렀다가 오기로 했다.
처음 도착지에 내리면 비르그-쉴트호른으로 가는 케이블카와 뮤렌으로 가는 케이블카로 나뉜다. 쉴트호른의 현재 날씨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니터도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론진 시계가 이렇게 덩그러니 달려있다니 역시 시계국의 위엄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출발하니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꺼내 들기 바빴다. 나는 의연한 척 이제 곧 케이블카에서 지저분한 창을 통해서가 아닌 생생한 장면을 볼 수 있을 텐데 왜 이렇게 호들갑인가 싶었다. 그렇지만 나도 한 컷, 딱 한 컷만 동참했다.
내가 꿈꾸던 풍경 중 하나였다. 스위스 하면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장면처럼 푸르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풍경과 이런 만년설로 뒤덮인 알프스 산맥이 제일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쉴트호른에 도착하니 정말 비현실적인 풍경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스위스 오길 잘했다!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절경이었다.
눈에 꾹꾹 눌러 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최대한 많은 여행지를 가보기 위해서 한 번 갔던 곳은 일단 선택지에서 제외하는 타입인데 인터라켄은 스위스는 언젠가 다시 한번 더 꼭 가고 싶다.
쉴트호른은 영화 007 촬영지로 유명해서 제임스 본드 등신대가 있다. 또 하나의 명물로는 360도 회전하는 레스토랑인 Piz Gloria가 있다.
Piz Gloria는 외곽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고 건물 자체가 360도 회전하면서 파노라마로 풍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스위스의 물가를 생각하면 쉴트호른에 자리 잡은 데다가 회전까지 하는 이 레스토랑이 매우 비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저렴했다. 어쩌면 이미 스위스 물가의 매서운 맛을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보통 이런 관광지는 같은 음식이라도 더 비싸기 마련인데 의외였다.
정확한 가격이 기억은 안 나지만 음료를 제외한 버거와 스파게티는 한화로 5만 원 정도였다. 이런 뷰와 함께하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할만한 가격이었다. 그런데 버거 맛은 좀... 내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맛으로만 치면 맥도널드 행복의 나라 2천 원짜리 치즈버거가 훨씬 맛있다. 내 기준으로는.
식사를 하고 비르그로 내려왔다. 쉴트호른보다는 약간 아래쪽이라 풍경을 보는 각도가 달라서 또 새로운 맛이 있었다.
비르그에서는 스릴 워크가 가능하다. 말 그대로 스릴이 넘치는 둘레길이다. 이 길을 걸으면서 보는 풍경이 쉴트호른보다 훨씬 기억에 남는다. 뭔가 좀 더 풍경과 가까워진 기분이었고 산맥이 눈높이에 딱 정면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무서운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스릴은 즐기지 않지만 생각보다는 갈만했다.
스릴 워크 끝자락에는 정말 스릴 넘치는 구간이 있었다. 옆에 따로 길이 있고 위 사진처럼 모험심이 필요한 터널이 있다. 겁쟁이지만 언제 다시 해보겠냐는 마음으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막상 차례가 다가오니까 좀 긴장되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엎드려도 보고 누워서도 사진 찍어보고 싶었지만 후다닥 빨리 지나가기 급급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마지막 코스인 뮤렌으로 내려갔다. 정말 다행히도 쉴트호른과 비르그에서는 날씨가 좋았지만 아쉽게도 뮤렌에서는 날씨가 흐렸다.
(좀 더 동화 같은 곳이 있긴 했지만) 뮤렌은 동화 같은 마을이었다. 날씨가 흐려 조금 아쉬웠고 한국인에게만 유독 인기 있는 것 같은 나무 밑동도 배경이 온통 안개라 사진을 찍는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숙소가 있는 인터라켄 서역으로 돌아왔다. 일단 근처에 있는 마트인 Migros에 들러서 저녁거리를 샀다.
참고로 주류는 Migros에는 없고 1층에 있는 Denner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숙소에 관한 작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원래 예약했던 숙소인 Hotel Merkur에서 시설에 문제가 생겨서 숙박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체로 근처 다른 호텔인 Hotel Bernerhof로 안내해줬다. 뭔가 직접 신중하게(?) 고른 곳이 아닌 즉석에서 전혀 정보가 없는 곳으로 가게 되어 약간은 못마땅했다. 일단 외관이 상대적으로 조금 오래된 건물로 보여서 비슷한 급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조회를 해봤다. 가격 기준으로 비슷해서 안심(?)하고 입실했다.
숙소는 깔끔했지만 매우 협소했다. 그래도 하루 머무는 데는 충분히 안락했다. 작은 테라스가 있었는데 거기서 보는 뷰도 나름 괜찮았다.
간단한 빵과 과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피곤해서 일찍 쉬는 것으로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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