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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필리핀, 프랑스, 스위스)

첫 유럽 여행, 프랑스 & 스위스 (7/8)

by 여행하는 집돌이 2021. 8. 15.

프랑스(파리, 스트라스부르), 스위스(루체른, 인터라켄) (2019.08.16 ~ 2019.08.25)

 

7일 차 (인터라켄)

인터라켄의 아침이 밝았다. 날씨가 춥지는 않고 약간 선선한 편이라서 공기가 매우 상쾌했다. 실제로 미세먼지 없는 청정 구역이기도 하지만.

 

 

오전 8시인데도 벌써부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참 겁이 없다. 부지런하다.

 

여긴 2명만 보이지만 좌측에 정말 많았다고요!

나는 예전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한 번쯤 해보고 싶었지만 보라카이에서 패러세일링을 경험해 본 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겁쟁이이다. 나 같은 겁쟁이가 아침에 할 일은 밥 먹는 것 정도가 딱이다.

 

조촐한 호텔 조식

 

하루도 빵을 안 먹은 날이 없는 것 같다. 한국인은 밥심인데.


오늘은 피르스트(First)에 갈 것이다.
막연히 스위스에 오고 싶었고 스위스에 가면 동화 같은 곳이 그냥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꿈꾸는 풍경은 인터라켄이란 곳에 가야 볼 수 있다는 정도만 알고 왔다.

 

인터라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융프라우'겠지만 별도의 티켓을 구매해야 해서 대신 선택한 것이 쉴트호른이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융프라우 가는 돈이 아까웠겠는가? 아니다. (사실 조금 비싸긴 했다...) 쉴트호른의 풍경도 충분히 멋있었고 오히려 가장 유명한 곳보다는 차선을 선택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쉴트호른 하나 바라보고 왔는데 덜컥 둘째 날이 된 것이다. 둘째 날은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만년설은 봤지만 아직 푸른 동화 같은 곳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 정보는 없었다. 옆에서 얼마나 와이프가 답답했을까. 하지만 검색왕 와이프가 정보를 찾아서 피르스트를 가는 일정을 마련했다. 빠르게 피르스트를 보고 오후에는 다시 프랑스행 기차를 타야 했다.


그래서 오늘은 피르스트를 가는 것이다.

 

파텍 필립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피르스트를 가는 여정도 역시 기차를 타러 동역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간은 없는데 동역으로 가는 버스가 빨리  출발하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서역에서 기차를 타려고 내렸더니 금방 버스가 출발했다. 기차 시간도 맞지 않아 걸어가기로 했다. 사실 서역과 동역은 그렇게 멀진 않았다. 10~15분 정도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공기도 좋고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아서 가는 길이 나쁘진 않았다. 다만 급하게 가야 해서 조금 힘들었을 뿐.

 

 

가는 길에 멋진 풍경이 보였는데 알고 보니 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산이 융프라우라고 한다. 이렇게 멀리서나마 조우할 수 있어서 기뻤다. 

 

피르스트로 가는 기차 안에서 본 풍경

 

피르스트로 향하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는 일단 동역에서 그린델발트로 이동해야 한다. 그린델발트로 향하는 도중에 차창 밖의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다. 이런 마을에 살면 어떤 기분일까?

 

고양이, 여행 중에 고양이를 자주 만나는 편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길을 조금 헤맸다. 피르스트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는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날씨는 오늘도 합격.

 

케이블카 타는 곳

 

피르스트는 스위스 패스 적용 구간이 아니라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여러 가지 패키지 상품이 있는데 우리는 단순히 케이블카만 이용했다. 플라이어, 글라이더, 마운틴 카트 같은 액티비티 상품들이 존재하는데 일단 액티비티를 즐기러 온 것이 아니며 즐기는 편도 아니고 무엇보다 대기 시간이 엄청 길었다.

 

 

피르스트에 도착하니 새하얗던 쉴트호른과는 다르게 푸르름이 넘치는 풍경이 나타났다. 그리고 소들이 방목되어 있었다. 커다란 소가 아무렇지 않게 다니고 있어서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온순했다. 송아지도 있었다.

 

 

무더위 속의 한국을 떠나와 쉴트호른에서 겨울을 만났는데 피르스트에는 봄이 와있었다.

 

 

피르스트 사진 스폿은 위 사진 우측 중앙에 있는 곳인데 사람이 많길래 근처에도 안 갔다. 왜냐면 어딜 봐도 감탄사만 나왔기 때문이다.

 

합성 아닙니다.

 

실컷 풍경을 감상하다가 잠시 쉴 겸 식당과 기념품을 파는 곳에 잠시 들러봤다. 역시 시계를 판다. 굳이 여기서 시계를 사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좋은 자리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딱히 특별한 메뉴도 없어서 식사는 내려가서 먹기로 했다.

 

 

그냥 지나가다가 아무 가게에 들렀다. 유동 인구도 많은 곳이고 유명한 관광지이니 어디든 기본은 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맥주 하나와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나는 그릴 소시지 + 로스티 세트였는데 로스티가 뭔지도 몰랐지만 너무 맛있었다. 감자전 같은 느낌인데 아무튼 너무 내 취향이었다.

 

 

 

가격표

 

피르스트에 올 때 그린델발트역에서 버스를 타고 안쪽으로 들어왔었는데 생각보다 크게 멀진 않았다. 그래서 돌아올 때는 걸어서 역까지 갔다.

 

안녕 잘 있어 피르스트
브라이틀링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다시 인터라켄 서역으로 와서 숙소에서 짐을 찾아서 기차를 기다렸다. 역 근처에 강이 있었는데 색이 참 아름다웠다. 사진은 탁하게 나왔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이 참 많았다. 서로 엉키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하게 될 정도였다.


이제 인터라켄을 떠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가야 했다. 스트라스부르는 꽃보다 할배라는 예능에 나와서 국내에 알려진 곳이다. 먼저 바젤역까지 가서 환승을 해야 한다. 바젤역에서는 프랑스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스위스 패스가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안내소에서 티켓을 어디서 구매하는지 물어봤지만 그래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일단 역사에는 티켓 구매하는 곳이 없다. 나가서 좌측으로 쭉 가다 보면 기차를 타는 곳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그 옆에 ATM기처럼 생긴 키오스크가 한대 있다.

 

 

바로 위 사진의 좌측 파란색 키오스크다. 언어를 영어로 설정해도 주요 메뉴는 영어로 바뀌는데 디테일한 내역은 변경이 되지 않아서 2차로 당황했다. 폰으로 텍스트 인식 번역을 해서 겨우 성공했다.

 

 

티켓을 구매해도 끝이 아니다. 이 티켓은 사용기간이 있다. 구매한 날은 티켓 하단에 나온다. 하지만 사용기간이 하루라면 내일 사용할 것을 미리 구매할 수가 없는 시스템이 된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위 사진 좌측의 플랫폼 입구에 있는 노란 기기에 티켓을 넣어서 실제 사용일을 티켓에 찍어야 한다.


막상 기계 앞에 가서 티켓을 밀어 넣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3차 당황했다. 이런 모습을 본 옆에 있던 분이 도와주셔서 성공했다. 감사합니다.


정상적으로 처리되면 위 우측 사진처럼 SALE. 날짜가 프린트된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스트라스부르역에서 숙소까지는 걸어갔다. 여기서 묵은 숙소는 BOMA easy living hotel이다. 스트라스부르는 인터라켄이나 파리에 비해서 숙소가 저렴했다. 호텔은 깨끗했다.

 

냄새나고 뭔가 무서운 엘리베이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엘리베이터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는 점. 심지어 엘리베이터 인테리어도 별로다.
저녁은 호텔 근처에 유명한 피자가게가 있어서 가봤다. 맛집이 확실한 게 사람이 많았다.

 


피자 하나를 다 먹기에 많을 것 같았는데 주변 테이블을 보니 1인 1피자를 하는 분위기라서 그렇게 주문을 했다. 한국식 피자와는 다르지만 나름 맛있게 잘 먹었다.
이왕 나온 김에 쁘띠 프랑스까지 산책하러 갔다.

 


야경을 품은 쁘띠 프랑스는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아 특유의 아기자기한 느낌은 덜했지만 야경이 주는 매력이 있었다. 낮에 한 번 더 와보기로 했다.
이 날은 피르스트에서 멋진 대자연의 풍경을 만끽하고 국경을 넘어 작은 도시의 풍경까지 정말 빡빡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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