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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7 (뉴질랜드, 호주, 일본, 베트남)

단 한 번 신혼여행, 뉴질랜드 & 호주 (6/12)

by 여행하는 집돌이 2023. 12. 22.

뉴질랜드(퀸스타운), 호주(멜버른, 케언즈, 쿠란다, 시드니) (2017.04.23 ~ 2017.05.05)

 

6일 차 (멜버른)

멜버른은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 곳이라 약간 무리해서 들른 곳이다. 예전에 잠시 호주에 머물렀다가 귀국할 때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가볼까 말까하다가 그냥 가보지 않았는데 그게 조금 아쉽기도 하고 추억에 젖어 볼까하여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이번에 가보려고 방문했다.

 

도착하니 밤 10시 45분쯤 되었던 터라 숙소 체크인이 문제였다. 체크인이 오후 8시 30분까지였기 때문이다.

 

일단 공항에서 스카이 버스를 타고 서던 크로스역에서 우버를 이용했다. 핫타임이라 할증이 붙었다.

숙소 앞에 가니... 11시 30분쯤 되었는데, 뚜둔!! 숙소 카운터는 11시까지 운영되어 입구가 굳게 닫혀 있었다.
결국 짧은 영어로 통화를 해야 했고 체크인 퀘스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입구 옆에 박스가 있었는데 거기에 통화로 알려주는 번호를 입력하니 카드키가 나왔다. 그걸로 정문부터 방 문까지 열 수 있었다.

숙소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다. 아파트먼트 형식으로 조리 도구부터 세탁기까지 갖춰져 있었다. 빨래까지 하고 늦게 잠을 청했다.

 

 

 


다음날 7시 50분까지 그레이트 오션 로드 투어 픽업 장소로 가야 하는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픽업 장소는 멜번 시티홀이었는데 숙소가 무료 트램 지역이 아니라 또 우버를 이용하였다. 가는 길에 커피 한 잔을 즐겼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하이라이트는 12사도인데 이 투어도 뉴질랜드에서와 마찬가지로 차만 줄창 타야했다. 이동 거리가 멀다보니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런데 차량이 11인승이라 너무 작고 불편했다. (9명의 관광객이 탔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와 12사도를 방문했다는데 의의가 있었다.

 

 

가는 중간에 잠시 머무는 곳인데 야생의 앵무새(?)와 오리들이 있었다. 운이 좋으면 코알라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중국 관광객이 우리가 코알라가 있나 열심히 찾는 것을 보고 '메이요~'라고 했는데, 이때 알게 된 이 말이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중국어 중에 하나이다. 뜻은 '없다.'이다.

 

운이 좋게 코알라를 보긴 봤다. 하지만 높은 나무 위에서 뒤태만 자랑했다. 앵무새는 날아와서 사람 머리나 등에 앉기도 했는데 정말 아쉽게도 나한테는 오지 않았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 방문했다는 인증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날씨가 좋지 않았다. 흐리고 비가 내렸다. 맑았다면 좀 더, 아니 훨씬 감동적이었을 것 같다.

 

이동하다 점심 식사를 위해 아폴로 베이 근처에 있는 식당에 들렀다. George's Food Court라는 식당이었다. 그닥 맛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동하면서 운전사 겸 가이드 하시는 분이 승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생각보다 호응이 없어서 나라도 호응해 주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원한다면 열대 우림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도 방문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막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충 분위기가 가보자는 식으로 흘러 갔던 것 같다. 근데 이렇게 예정되지 않은 투어를 추가 비용을 받으면서 가는 것은 약간 이상했다. 그래도 열대 우림은 잘 보존된 자연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었다.

 

우림지대는 정말 멋있었고 만족한다. 다만 처음부터 일정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거절이 곤란한 상황에서 선택 아닌 선택을 하게 하는 것에 대해 다소 반발심이 생겨서다.

 

 

이렇게 잘 보존되고 있는 자연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낙서가 있었다. 나무에 긁어서 낸 낙서인데 한국어도 보여서 더욱 안타까웠다.

 

 

투어는 이 승합차로 이동하였다. 소규모 단체라서 그런 것 같다. 다시 열심히 달려서 드이어 12사도가 보이는 지역까지 도달했다.

 

 

일부분이지만 12사도는 대충 이런 분위기다. 포트 캠벨 파크가 바로 옆이었는데 그곳엔 산책로도 있고 아래와 같은 종유석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공원 내부를 좀 돌아다녔지만 역시 날씨가 좋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헬기로 주변 투어를 할 수도 있는데 비싸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이런 날씨에 굳이 하고 싶은 이유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대실망이었다. 제주도 해안 도로가 더 낫다. 마지막 코스인 12사도는 절경이었으나 그걸 위해 멜번까지 와서 편도로만 4-5시간을 달릴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자연의 웅장함을 맛보고 싶다면 뉴질랜드에서 밀퍼드사운드나 마운트 쿡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 거길 갔다 와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볼품 없어진 것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볼게 적었다. (오히려 뉴질랜드의 가치가 더욱 상승했다.)

 

투어 후에는 한참을 다시 달려 멜버른 시내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녁은 예전에 멜버른에 있을 때 잠시 일을 했었던 일본 식당인 DonDon에 방문했다. 당시엔 가게가 3군데 정도 있었는데 이때는 새로운 장소에 하나만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 일할 때 닭고기 카레라이스와 양파와 소고기를 절인 일종의 하야시라이스가 정말 맛있었다. 우리가 보통 부르는 하이라이스가 하야시라이스인데 우리가 아는 그 하이라이스와는 다른 양파가 소불고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형태라서 굳이 구분해 보았다. 어쩌면 그 메뉴가 하야시라이스가 아닐 수도 있다. 알바생으로 일하던 곳에 이렇게 여행하면서 손님으로 방문하니 기분이 새로웠다.

 

 

괜히 한인 마트에 들러서 한국 제품 파는 것을 보았다.

 

센트럴역 내부에 삼성 매장이 생겼길래

 

그리고 예전에 무료 와이파이를 쓰려고 거의 죽치고 있었던 멜버른 센트럴 역에도 가보았다. 근데 여기서 아주 놀라운 경험을 했다. 센트럴역을 가고 있는데 와이프가 방금 지나간 사람이 학교 동기와 너무 닮았다고 했다. 근데 그 동기가 멜버른에 있다는 것을 SNS에서 본 것이 기억이 났다. 그래도 다닥 달려가서 보니까 실제 학교 동기였다! 천리 먼 길 타국에서 우연하게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너무 신기했다. 마침 센트럴역으로 가는 길이라고 해서 같이 갔다. 거기서 동기 여자친구와 인사도 나눴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멜버른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 투어를 아침부터 시작해서 저녁까지 한 것이 전부라 도심을 좀 더 많이 즐기지 못해서 살짝 아쉽긴 했다. 예전에 머물 때도 집돌이 성향이 강해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었고 또 혼자 걷던 거리를 와이프와 함께 걸으며 추억에 잠겨보고 싶었지만 멜버른은 하루만 머물고 케인즈로 떠날 예정이었다. 8년 만에 다시 방문했던 멜버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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